저의 최애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 입니다. 시국이 이러한데 일본작가 타령이냐고 할수 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제의 과거 만행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 꾸준히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번 피력했을 정도로 역사관도 올바른 작가이니, 마음 놓고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장편소설을 좋아해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은 전부 다 읽었습니다. 공전의 히트작 '상실의 시대'를 바탕으로 하루키가 쓴 소설은 전부 읽었습니다. 아쉽게도 에세이는 읽지 않았네요.
스타워즈 시리즈도 보는 순서가 따로 있듯이, 하루키 소설도 제맘대로 읽는 순서에 대해 추천드릴까 합니다. 순전히 개인적 의견입니다. 어느 작품을 먼저 읽으셔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상실의 시대
제가 처음 읽은 소설이기도 했지만 입문자분들께 가장 적합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무겁지 않고 유머러스하면서도 하루키만의 문체로 풀어나간 책입니다. 주인공이 도쿄의 대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우연히 고교시절 친구의 여자친구를 만나 우정과 사랑을 쌓게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서로에게 치유가 되기도 하고 상실도 하게되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가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단권이어서 금새 읽게 됩니다.
해변의 카프카
상,하로 나뉘어진 책입니다. 2002년 발표작입니다. 가출을 결심한 소년 '카프카'는 호텔에 투숙하며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합니다. 도서관 사서와 알게된 카프카는, 그의 별장에서 지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신비한 경험을 하게됩니다. 고양이와 대화할수 있는 노인 나카타, 살해된 아버지 등 여러 사건을 거치며 점점 성장하는 소년 카프카의 이야기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은 대부분 30대인데요, 10대 소년이 주인공인 유일한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1Q84
이번에는 양이 꽤 됩니다. 3권짜리 장편소설인데요. 그럼에도 엄청난 몰입감으로 쭉쭉 읽히는 책입니다. 제 생각에 하루키의 소설중 가장 장르색이 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남녀의 사랑과 미묘하게 틀어진 달이 두개뜨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엮은 이야기입니다.
쥐 3부작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댄스댄스댄스, 양을 쫓는 모험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작 중 쥐 3부작입니다. 세 시리즈를 관통하는 코드가 있고, 시리즈별로 서사가 이어지니 순서대로 읽는게 좋습니다. 본인만의 스탭으로 본인만의 과정으로 스탭을 밝아가며 실마리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하루키의 4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전혀 다른 두개의 이야기가 차례대로 진행됩니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계의 끝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맞물리며 묘한 재미를 줍니다.
태엽감는새
이쯤 읽었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소설에 관통하는 주제가 있음을 확실히 인지하게 됩니다. 트러블없이 유지하던 결혼생활이 갑자기 파괴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나가며 자신을 찾아나가는 내용입니다. 십대소녀와의 플라토닉 우정, 말라비틀어진 우물 등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오랜만에 단권짜리 소설입니다. 쓰쿠루는 고교시절 완벽한 조화를 자랑하던 5명의 모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본인만 이름에 색깔이 들어가지 않아서 때로는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는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기차역을 건설하는 것이 꿈이었던 쓰쿠루는 혼자 도쿄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모임에서 퇴출통보를 받게 됩니다. 30대에 접어 든 후, 다시 그 사건과 마주하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기사단장 죽이기
가장 최신작입니다. 주인공의 직업은 초상화 그리기입니다. 어느날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받고, 미대 동기의 아버지가 살았던 오래된 주택에 거주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기사단장 죽이기란 그림을 발견하고, 백발 사나이에게 초상화 의뢰를 받게됩니다.
1973년의 핀볼, 스푸니크의 연인
읽기는 했지만 제 머리속에 잘 남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대부분 두번씩 읽었는데, 한번만 읽어 그런걸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처 소개를 못드려 언급만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끝맺음
제가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의 처지가 저와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매번 무언가를 상실한 상태의 주인공이 하루하루를 본인만의 스텝으로 성실하게 살아내고, 스스로와 마주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대견스럽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마냥 밝은 소설이 아니며, 오히려 약간 어둡고 우울할수 있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하루키지만 오히려 저에게는 힐링 도서랄까요? 앞으로의 신작을 기다리며 부디 오래 작가생활을 지속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