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성 Androgyny 모든 것은 코코샤넬의 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약 100년전에 활동했던 이 패션 디자이너는 역사상 최초로 여성을 위한 정장 바지를 디자인하면서 중성적인 모습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습니다. 무겁고 갑갑한 빅토리아식 드레스에서 해방된 여성들은 열광했습니다.
그 드레스는 당시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여성 참정권 운동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복장이었습니다. 샤넬이 패션 부문에서 최초로 남녀의 경계를 허문 순간으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후, 유니섹스 의상은 모든 것을 뒤집는 반문화의 야망을 등에 업고 잠시 유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를 휩쓴 중성적 스타일은 데이비드 보위나 퀸 같은 아티스트들이 추구한 일명 '드래그 록'스타일로 표출되며 대중들을 매료시켰습니다.
데이비드 보위
데이비드 보위가 '지기 스타더스트' 앨범을 세상에 소개한 지 약 50년이 지난 지금, 양성성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또다른 변화의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무드패브릭스닷컴의 몰리 하넬리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별이 단지 사회적 교육에 의해 습득된 개념이라는 아이디어가 올해의 패션계를 주름잡았다. 디자이너들은 성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새롭고 흥미로운 방향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에 출생한 Z세대 중에서 스스로 메이크업을 하는 남성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전통적인 성별 구분이 무의미해지라는 전망을 암시하는 또 다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에 정해진 성 역할이 지나치게 편협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양성 의식'에 기반한 육아법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가령 심리학자 셰팔리 차바리는 여자아이들에게 적극적이고 직선적이며 권위적인 태도를 가르치는 동시에 남자아이들에게는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감정에 솔직해지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치마를 입거나 화장하는 남성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정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미 사회의 이면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여성 및 동성애자의 인권 신장 운동과 세대를 막론하고 확산 중인 '다양성 존중'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성별의 경계는 과학 기술의 발달과 여성화의 흐름에 힘입어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남성' 혹은 '여성'아 어난 '양성'으로 분류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입니다. 미래학자 이바나 밀로제빅은 이러한 현상이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약화시키고 사회를 보다 공평하고 민주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양성성의 시사점 정리!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이다.
일부 학자들은 통합적인 성 정체성이 인류의 진화를 상징한다고 보고있다.
양성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점점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성 정체성이 유동적인 개념이라는 인식 변화는 새로운 육아법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중문화의 흐름은 성적 중립성이 멋지고 '쿨'한 개념이라고 묘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양성성을 추구하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